공포.
어제 대학 다니면서 그리고 근 삼 년만에 인간에 대한 공포를 맛봤다.
전공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교수님이 경제학과에서 가장 나이도 많고 힘도 강하신 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음.. 좋게 말해서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얘기하신다. 다들 그 분이 보통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는지 별 반향은 없었지만,
본인의 우수한 학벌과 실력을 자랑하시며 호탕하게 웃다가
저 뒤에서 노트북만 책상위에 올려놓고 옆 친구와 담소를 나누고 있던 한 여학생을 보셨다.
급 정색 하시더니 야 짐싸고 나가, 하시더라.
물론 그 여학우가 100% 잘못했고 교수님도 자기 수업시간에 다른 짓 하는 것을 일절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그 자체는 교수님에게 아무 잘못도 없지만, 여 학우의 움직임이 약간 성의가 없다고 해야하나 맨 뒤라서 잘 못 봤는데
하여튼 뭔가 거슬리셨는지
"나가!!!!!"
하고 노령에 어울리지 않는 기차화통을 삶아 드신듯한 크기로 일갈을 날리셨다.
불과 15초 전까지만 해도 웃고 계시던 분이었는데
마음이 여린 몇몇 여학우는 교수님의 급작스러운 행동에 작은 비명까지 내셨다.
여기까지야 뭐.. 약간 놀랍긴 했지만 공포를 느끼지는 않았는데
문제를 일으킨 여학우가 나가자 교수님은 떨리는 몸을 추스리고 칠판 쪽으로 돌아가면서
"개 같은년"
하시더라
어우;;
그리고 수업하려고 펜을 집고 말을 하시다가도 화가 안풀리는지 자꾸 자길 화나게 하지 말라고
주체가 안되는 얼굴 근육들과 함께 얘기하시더라
이야..
저 사람한텐 개기면 안되겠다, 하고 새삼 깨달았다.
어차피 아무도 안보겠지만, 이 카테고리 초기에 보면 나에게 dog 같은 태도를 취해주신 교수 썰이 있는데
동일 인물임.
이 새끼 수업은 다시는 듣지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