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을 못믿는다.
언제부터 못믿게 된건지는 잘 모르겠다만
내 기억속에 사람이란건 도저히 믿을 동물이 아니었다.
나 역시도 그렇게 정직한 사람이 아니고 또한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 아니기에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나부터 못되먹은 인간이니
다 그렇게 보였다.
편돌이 알바를 할 때 한 아가씨가 상품 진열 할 때 찾아왔다.
그리곤 휴대전화좀 빌려줄것을 요청했다.
하필 재고 정리 할 때.. 그냥 빌려주긴 빌려줬는데
이 여자가 갖고 튈것만 같아서 엄청나게 긴장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저 여자보단 빠르겠지? 은근슬쩍 바깥 보는 척 하면서 나가는거 아니야?
온갖 쪼다같은 망상을 다 하고 약 10분 뒤.
누구나 예상 할 수 있듯 아무 일도 없었다.
전화 오래 쓰는게 미안하다고 상대에게 걸어달라고 한 뒤 쭉 수신상태로 통화했다.
그리고는 수줍게 바나나 우유를 하나 사더니 고맙다고 주고 갔다.
하...
몇 번을 생각해봐도 세상엔 진짜 개같은 인간들이 참 많다.
적어도 그런 거지같은 새끼들한테 등처먹히지 않으려면 사람을 믿는다는 멍청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나 스스로도 되뇌이고 살았는데
적당한 긴장이야 필요하겠지만..
당하기 싫다고 게거품물고 개나소나 다 의심하는 내 모습을 보니
나도 참 인생 피곤하게 사는구나.. 하고 느꼈다.
잠깐이지만
나도.. 사람을 믿으면서 살아보고 싶어졌다.
ㄴ,